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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선택한 만년필, 펠리칸 소베렌 M800

방형준
방형준Sep 18, 2016
2 min read|
25년 만에 선택한 만년필, 펠리칸 소베렌 M800

2016년 여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만년필에 대해 알아보다 보니 처음 보는 독일 회사가 만든 만년필이 눈에 띄었다. 펠리칸(Pelikan)의 소베렌(Souverän) 시리즈다.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을 듯한 원통형의 바디에서 전형적인 만년필의 모습이 느껴졌고, 펠리컨 부리 모양의 클립이 펠리칸 만년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듯했다. 최근 펠리칸 닙(Nib, 촉)의 품질 문제가 있다고는 하나 좋은 평가가 대부분이었고, 소베렌 M600이 사용하기에 좋겠다고 생각했다.

Pelikan Souverän M800 Black (M)

이후 펜카페에서 소베렌 시리즈를 시필해 보니 M600보다 배럴이 조금 더 굵고 길며 무거운 M800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져 25년 만에 갖게 되는 만년필은 펠리칸 소베렌 M800으로 결정했다. 색상은 큰 고민 없이 배럴이 검은색인 블랙, 닙은 F(Fine) 닙과 M(Medium) 닙 둘을 놓고 고민하다가 조금 더 굵은 M 닙을 선택했다.

만년필과 함께 구매한 펠리칸 4001 브릴리언트 블랙(Brilliant Black) 잉크를 넣고 글씨를 써보았다. 캡을 돌려서 여는 방식, 처음 사용해보는 피스톤 필러(Piston Filler) 방식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사용하는 데에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끊김 없이 부드럽고 굵게 써지고, 오랜만에 꺼내어 써도 헛발질 없이 항상 같은 필기감을 느낄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사용하다 보니 만년필 선택에 두 가지 아쉬움이 있다.

두 가지 아쉬움

첫 번째 아쉬운 점은 색상이다. M800을 갖게 된 후 만년필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었고 그린 스트라이프가 펠리칸 만년필 고유의 문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전적인 검은색의 M800도 좋지만 그린 스트라이프를 선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색상보다 더 큰 아쉬움은 닙의 선택이다. 굵은 글씨가 멋있어 보여 M 닙을 선택했는데, 만년필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착오였다. 만년필을 갖게 된 후 실무에 사용하고자 했지만, 닙이 너무 굵어 가로줄이 있는 다이어리에 글씨를 쓰는 것이 불가능했다. 최종선택을 하던 순간에 M 닙은 너무 굵지 않냐고 했던 지인의 말에 마음을 바꿔 F 닙을 선택했더라면 더욱 자주 M800을 사용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펠리칸 소베렌 M800 블랙.
펠리칸 소베렌 M800 블랙.
펠리칸 소베렌 M800 블랙.
펠리칸 소베렌 M800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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